‘안녕’, ‘열심히 살았다’ 청년들의 유행이 된 영정 사진
사회
‘안녕’, ‘열심히 살았다’ 청년들의 유행이 된 영정 사진
  • 박세라
  • 승인 2018.08.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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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영정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 사진= JTBC 뉴스 유투브 영상 캡처

영정 사진은 제사나 장례식을 할 때 사용하는 사진입니다죽은 사람의 얼굴을 미리 사진으로 남긴 것이죠영정 사진은 죽음을 앞둔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 주로 찍었습니다그래서 많은 사람이 영정 사진 찍기를 불편해하고 꺼립니다그런데 최근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영정 사진을 찍는 문화가 생기고 있습니다요즘 청년들은 왜 영정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까요?      

홍산 작가의 청년 영정 사진 전시회와 책콘서트 포스터 / 사진=홍산 사진작가 인스타그램 캡쳐

죽음과 마주하는 시간 갖는 2030
찰칵! 청년들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내 모습과 글을 써서 카메라 앞에 섭니다. 앞날이 한참 남은 청년들에게 죽음은 아직 어울리지 않죠.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영정 사진을 찍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영정 사진만 찍는 전문 사진작가도 있습니다. 24살 사진작가 홍산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지난4월부터 홍산 작가는 청년들의 영정 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왜 젊은 사람들의 영정 사진을 찍냐는 질문에 홍산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일 죽는다고 생각하면 오늘을 후회 없이 살 것 같지 않나요?”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다 포기하면 그 끝은 어디일까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포기하는 것이 더 많은 청년들. 결혼, 자녀, 집 심지어 삶까지 포기하는 일도 있습니다. 노력해도 집을 사거나 결혼할 돈을 모으기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은 쉽게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하게 되죠. 하지만 무조건 슬퍼하거나 분노만 할 수 없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청년들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여러 방법을 썼습니다. 문구, 인형, 화장품 등 작고 싼 물건을 사는 데 돈을 잔뜩 쓰기도 하고요. 인생은 한 번뿐이라며 미래를 위한 저축보다 현재의 행복을 위해 돈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재미도 잠시뿐 팍팍한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청년들은 힘든 삶을 살아갈 또 다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실제 기사 내용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정 사진으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다
청년들이 영정사진을 미리 찍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먼저 영정 사진과 유서를 쓰면서 내 삶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나의 마지막을 생각하다 보면 남은 삶을 더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거죠. 죽음을 생각하면 당장 할 일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 떠오릅니다. 가족, 친구 등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또 영정 사진을 찍는 청년들은 유서를 쓰면서 자신을 위로하기도 합니다. ‘나 정말 열심히 살았다’,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며 나에게 힘을 주는 거죠. 무엇보다 영정사진은 지금의 나를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기회가 됩니다. 청년들은 죽음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삶의 의미를 찾고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 청년들의 영정 사진찍기 유행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A: 청년들이 벌써 영정 사진을 찍는다니 놀랍네요. 남은 삶을 더 잘 보내기 위해 찍는다면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B: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음은 순서가 없고 예고도 하지 않으니까요.

C: 한 번 더 힘내자는 의미인 건 알겠는데 부모님 생각도 했으면 좋겠어요. 내 아들, 딸이 영정 사진찍은 것 알면 부모 마음이 얼마나 안 좋겠어요?

D: 안 그래도 힘든 세상에 영정 사진으로 청년들한테 장사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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